마산 청보리' 사는 이야기

[세월호]벌써 200일입니다..

마산 청보리 2014. 11. 2. 21:28

지난 11월 1일, 마산 창동에서 세월호 추모 행사가 있었습니다.



마산 시민행동 이라는 자발적인 시민들의 모임에서 주최한 행사였습니다.


'벌써 200일이 지났나..달라진 것은 하나 없는데..'


저도 사실 일상에 매몰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생각하면 너무나 마음아프고..너무나 어이없고..너무나 화가 나는 일..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이 더 안타까웠습니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서 생업을 접고 뛰어들 자신도 없었습니다.


이래저래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추모대회라도 나가자..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는데..나가서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게 힘이라도 줘야지..'


저녁 6시 20분쯤..창동으로 향했습니다.



이 날은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지 200일이 되는 날이기도 했으며, 마산시민행동의 추모모임이 68회차 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참..오랬동안 이 자리에서 함께들 하셨구나..'


이 날 가니 많은 분들이 현수막을 들고 있었습니다.


이 현수막은 지난 10월 7일에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든 것으로 그 날 오전 4시에 마산 회원구 어린교 오거리 일대에 설치되었던 것입니다. 허나 그 날 오전 5시 20분쯤 112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4시간여만에 철거되었었습니다. 당시 경찰측은 사전 허가를 받지 않는 불법현수막으로 철거가 당연하다고 말했고 마산시민행동측은 김성일시의원(안상수 창원시장에게 계란을 투척했던)을 규탄하는 불법 현수막은 버젓이 놔두고 세월호 관련 현수막만 철거하는 것은 형평에도 맞지 않는 것일 뿐더러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막는 행위라며 비난했었습니다.

아무튼 당시 철거되었던 현수막을 이 날 오신 분들이 이름 상관없이 하나씩 들고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가족들과 마음으로 함께 하였습니다.


이 날 오신 분들도 모두 같은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집에 있자니 너무 슬프고 안타깝고..서울 올라가자니 여건이 허락하지 않고...




7시 30분 부터 창동 일대를 조용히 행진했습니다.


다 돌고 창동 아고라 광장에 모여 노래 듣고..자연스럽게 이야기 했습니다.


현수막을 들고 서 있을 때 참 많은 분들이 지나가셨습니다.


같이 아파하시는 분은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다 끝났다. 고마해라." 는 말은 들었네요.


이젠 이런 말을 들으면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안타까움이 앞섭니다.


한 참가자가 들고 있던 피켓 내용이 떠나질 않습니다.


"지겹다구요? 어찌 자식이 지겨울 수 있나요?"


모두의 자식이었습니다.


다행히 포스팅을 하고 있는 지금(11월 2일 밤 8시 30분 쯤.) 뉴스 속보에서 세월호 가족들이 특별법 합의안을 부분적으로 수용했다는 말이 나오는 군요. 제발 지금부터라도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리는..아픔을 나누는 정책과 실천이 나오길 바랍니다.


아직 세월호는 바닷속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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