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 사는 이야기

'두근두근 내인생'을 봤습니다.

마산 청보리 2014. 9. 6. 21:31

딸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저희 부부는 오랜만에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눈이 휘둥그레 질 만큼 유명한 영화들이 상영중이더군요. '명량, 해적, 타짜2....' 뭘 봐도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아내는 "여보, 두근두근 내인생 보자." 고 했습니다. 


사실 전 이 작품의 원작 소설을 예전에 읽었었습니다.


"여보, 그거 되게 슬퍼..괜찮겠어? 난 책보면서도 많이 울었거든."


"그래? 음...그래도 같이 보자."


아내가 원하면 무엇이든 합니다.


함께 가서 영화를 봤죠.


▲ '두근두근 내인생' 스틸컷


너무 슬픈 영화입니다. 아무리 울음을 참으려고 해도 울음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눈물은 너무 속상하게, 가슴 아픈 눈물이 아니었습니다. 왠지 청량한 눈물이었습니다.


저는 작품의 줄거리를 알고 있기에 '책을 화면으로 어떻게 옮겼을까'에 중점을 두고 감상했습니다.


허나 이 생각도 곧 잊고 말았죠. 영화에 몰입되어 버렸습니다.


러닝타임이 근 두시간 정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만큼 영화의 완성도는 뛰어났습니다.


▲ '두근두근 내인생' 원작 소설표지, 제가 읽었을 때에는 아래의 '영화원작'이라는 표시는 없었습니다.^^;


저희는 조조로 봐서 그 큰 영화관에 관객은 단 여섯명 뿐이었습니다. 아내도 옆에서 계속 울고, 저 또한 이를 악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 영화는 단지 슬픈 영화가 아닙니다.


극중 대수(강동원)와 미라(송혜교)의 삶을 보며 참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평범하지 않았던 학창시절, 힘들게 한 결혼, 아이와 만났을 때의 경이로움..아이와 놀때의 천진난만한 부모의 모습..


죽어가는 아이를 돌보며, 희망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보내려는 어린 부부..


▲ '두근두근 내인생' 영화 포스터. 지금 봐도 눈물이 나려 하네요.


아름(조성목)이는 '아빠'라는 시를 남깁니다. 아름이는 다시 태어나면 아빠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합니다. 대수는 아름이가 자기 아들이라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합니다.


얼굴은 80살, 마음은 16살인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아이라는 설정이 너무 어색해 보였으나 영화를 다 보고 나선 감히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내 가족이 너무 힘들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내 가족이 너무 밉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내 자식이 너무 못나서 속상하신 분들..내 부모가 너무 못나서 부끄러운 분들..


가족들과 추석때 이 영화를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 죽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의식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하물며 나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요.


그래서 함부로 사는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자만하며 사는 지도 모릅니다.


아름이의 죽음은..아름이 가족의 삶은..너무나 평범한 가정에서 일어나는 특별한 일이지만, 특별하지 않습니다.


우리들이 잊고 살았던 소중한 가치에 대해 일깨워 주는 고마운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다보고 나오는 데 아내와 저는 눈이 퉁퉁 불어 있었습니다. 서로 눈을 보며 씽긋 웃었습니다.


눈물을 흘려서 마음이 깨끗해지는 영화입니다.


'두근두근 내인생'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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