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 사는 이야기

할머니 댁에서 김장 담그기

마산 청보리 2018. 12. 5. 07:00

지난 12월 2일(일) 외할머니댁에 김장 담그러 갔습니다. 할머니댁이 반촌이라 아이들은 놀꺼리가 많습니다. 차에 김장통을 싣고 출발했습니다.

"자, 사진찍자 하나 둘 셋" 꼬맹이는 어디서 배웠는 지 손하트를 합니다. 자세히 보면 하트로 보입니다.^^;

할머니께서 김장 담글 준비하시는 동안 아이들은 할아버지, 아빠와 불을 지폈습니다. 날이 추울까봐 지핀 것도 있고 고구마 먹기 위해, 그리고 김장다 하면 고기를 구워먹기 위해 불을 지폈습니다.

"불 죽기 전에 살리자."

아이들은 근처의 나뭇잎, 부러진 가지를 들고 와서 불을 지핍니다. 불장난은 재미있는 놀이입니다.^^

할아버지는 또 어찌나 자상하신지.

"요놈의 새끼, 나무 많이 갖고 온나." 시며 불을 지피셨습니다.

할머니와 큰이모할머니께서 양념을 치대셨습니다. 아내님도 같이 하셨는데 잘하셔서 사실 놀랬습니다.^^;

고구마는 다 익었고, 삼겹살 굽기 시작!

짜잔!!!! 우와! 맛있는 점심상이 완성되었습니다.

아이들은 할아버지랑 무뽑으러 다녀왔습니다.

남은 무가 있다고 해서 집에 키우는 토끼 주러 다시 무 가지러 갑니다. 누나 손 꼭 잡고 가는 꼬맹이.^^

김장을 다 담그고 할머니댁에 김치통 옮기러 갔습니다. 어른들은 옮길 동안 아이들은 동네 비둘기 모이를 주고 놀았습니다. 저는 힘쓰는 일만 했는데 은근 힘들더군요. 김장 다 담그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김장 담그는 거 보니깐 어때?"

"힘들어 보였어. 그래서 아빠, 앞으로 김치는 안 남길꺼야."


이 말만 들어도 흐뭇했습니다. 밥상에 올라오는 음식이 쉽게 올라오는 것이 아니며 많은 정성이 들어간다는 것만 알아도 좋은 배움입니다.


다 마치고 집에 오니 은근 피곤해서 씻고 저녁먹고 좀 놀다가 잤습니다. 아이들이 이 날을 기억할 지 모르겠지만 느낌은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김장담그기는 음식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 김장 담그기는 재밌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