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가 보는 세상이야기

작은학교인 우산초등학교의 이쁜 학예발표회

마산 청보리 2018. 11. 6. 07:00

경남 마산에 우산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유치원생 포함 전교생이 74명, 선생님들은 20분 정도인 작은 학교지요. 저희는 아이들을 일부러 작은 학교에 보내고 싶었습니다. 최소한 작은 학교는 샘들이 아이들을 다 알 확률이 높고, 아이들도 한반으로 생활하다보면 더 깊이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그만큼 싫은 친구와도 계속 만나야 한다는 단점도 있지만 이 또한 관계로서 잘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산초등학교는 매년 개교기념일 전날 학예발표회를 합니다. 개교기념일이 11월 1일이니, 10월의 마지막 날 학예발표회를 하는 셈입니다. 작년에도 다녀왔고 후기를 적었습니다.

작년 학예회도 훌륭했지만 올해 학예회도 특별했습니다. 따뜻하신 많은 샘들의 정성과 아이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올해 학예회가 달라진 점 한가지, 작년 제일 앞자리의 '내빈석'표시가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대신 '사진촬영석'이라고 되어 있더군요. 학교에서 학부모님들을 배려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자! 그럼 즐겁고 유쾌했던 학예회 현장을 소개합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진동종합복지관에서 했습니다. 시작시간은 5시로 작년에 비해 30분 당겨졌습니다. 아이들이 준비한 것이 많으니 5시에 시작해서 7시 30분 쯤 끝난 것 같았습니다.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시간이 어찌 가는 지 모르겠더군요. 우리 아이들뿐 아니라 다른 학년 아이들 공연도 보고 있자니 다들 너무 귀엽고 의젓했습니다.^^

유치원생부터 6학년까지 모든 아이들이 잘하고 못하는 것을 떠나서 열심히 준비했던 것을 가족들 앞에 선보이는 귀한 자리였습니다.

학생회 회장, 부회장 아이들이 사회를 봤습니다. 준비해 온 대본을 보며 또박또박 읽는 것이 대견했습니다.

유치원생들의 첫 공연, 어찌나 귀엽던지요. 웃느라고 사진도 제대로 못 찍었네요.^^

다음으로 3, 4학년 아이들의 세계 민속춤 공연, 저 속에 딸아이가 있었습니다. 어릴 때는 학교에서 뭘 연습하는지 다 말했는데 이젠 한마디도 스포일러하지 않았습니다. 해서 더 감동적으로 보았습니다.^^

5학년 아이들의 '가을 밤의 클래식' 합주 공연입니다. 리코더를 포함, 다양한 악기들로 협업하는 소리가 듣기 좋았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도 일반 학부모님들과 같이 앉으셔서 아이들 응원하시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아이들도 열심히 했지만 아이들과 함께 긴 시간 준비한 샘들께도 격려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이들뿐 아니라 샘들까지 배려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2학년 아이들의 '신나는 소고춤', 의상도 깜찍했고 아이들의 표정도 깜찍했습니다.^^

역시 6학년! 6학년 아이들의 '핸드벨은 사랑을 싣고' 연주였습니다. 핸드벨의 소리가 은은하게 너무 좋더군요. 소장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친구들과 호흡을 맞추며 연주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3학년 아이들의 '신 토끼와 거북' 연극, 목소리를 미리 녹음한 상태에서 몸짓으로 연기했습니다. 호흡이 거의 맞더군요. 제가 알던 '토끼와 거북'이야기와 약간 달랐습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습니다. 인형탈을 쓴 아이들이 너무 귀여웠습니다.

1학년 아이들의 '요정들의 나들이' 공연이었습니다. 유연하고 귀여웠습니다. 1학년 아이들의 귀여움이 빛나는 무대였습니다.

사회자들은 진행하랴, 사회보랴, 공연하랴, 정말 바빴습니다. 중간 중간 교감샘께 자연스럽게 마이크를 잡고 아이들을 응원해 주셨습니다. 교감샘의 따뜻한 마음도 듬뿍 느껴졌습니다.

4학년 쿵쿵짝 한마음 공연입니다. 컵타였어요. 연습을 열심히 했다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다음으로 5, 6학년 아이들의 '아라리요' 라인댄스가 있었습니다. 전통의상을 입고 같이 춤을 추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유치원 아이들의 댄스, 아 진짜 귀여움 뿜뿜!!! 학부모님들과 샘들의 웃음소리에 음악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정말 너무너무너무 귀여웠어요.^^ 이렇게 이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더 천천히 자라다오..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2학년 아이들의 '해피 스마일' 치어댄스 공연입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 훌륭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아이들의 의상이 걸렸습니다. 너무 어른들을 흉내낸 듯한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댄스 중간 중간 속살이 보이고 남학생은 모두 바지, 여학생은 모두 치마인 것이 불편했습니다. 아마 다른 학교 학예회도 비슷할 것이라는 예상을 해 봅니다. 아이들의 축제 주인공은 아이들 그 자체가 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잠시 파견나가신 우산초등학교의 멋진 샘께서 경품추첨을 해주셨습니다. 우리 가족은 올해도 경품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우산 학예회에서 당첨되면 3년이 운이 좋다고 했는데, 안타까웠습니다.

3학년부터 6학년까지 26명의 아이들이 함께 연주한 사물놀이는 압권이었습니다. 같이 호흡하며 맡은 악기를 열심히 연주하는 아이들이 대견했습니다.

아이들의 오카리나 연주 또한 감동적이었습니다. 귀에 너무나 익숙한 '사랑을 했다.'를 연주할 땐 객석에서 웃음소리와 박수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구경온 선배들의 떼창도 재미있었습니다.


박수 치고 환호성 지르다가 타이밍을 놓쳐 모든 사진을 다 담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준비한 아이들의 노력은 충분히 담았습니다.


공연 중간 중간 아이들의 영상편지와 부모님 이름 부르는 통화내용은 감동적이었습니다. 제 아이는 아니라도 우리 아이들의 표정과 감정을 읽으니 절로 눈물이 났습니다.


우산초 학예회는 단지 웃고 즐기는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로써, 저 같은 경우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으로써, 다시한번 아이들을 생각하는 자리였습니다. 이 아이들이 자라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고 성인이 됩니다. 이렇게 이쁜 아이들이 자라면서 거칠어 지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거칠어짐은 순수했던 아이의 존재에 어른들의 조바심과 욕심히 하나 둘 얹히면서 나타나는 현상 같기도 합니다. 시간이 감에 따라 점차 키가 자라고 생각이 자라는 아이들을 보는 것만 해도 행복한 일입니다. 


저 또한 한번씩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잊고 살기도 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기도 하지만 특별한 사고 없이 온 가족이 평범한 일상을 사는 것 자체가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리를 빌어, 학예회를 준비한다고 수고하신 여러 샘들과 없는 시간 쪼개가며, 친구들과 열심히 준비해준 우산초 아이들에게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여러분들의 땀과 열정으로 2018년 우산초 학예회는 더욱 빛났습니다. 단지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 행사준비를 하며 아이들도 많은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올해는 저희 어머님과 장인, 장모님과 같이 참석했습니다. 부모님들도 손주들의 재롱을 보며 너무 좋아들 하셨습니다. "전국노래자랑보다 재밌다!!" 라는 최고의 소감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내년에도 학예회를 할 것이고 내년에도 구경 갈 것입니다. 아이들의 작품 완성도보다는 순간순간 열심히 하는 아이들과 내 아이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을 격려하는 오시는 부모님들과 만나서 인사드리는 의미가 큽니다.


작은 학교라서 가능한 일입니다. 작은 학교라서 더 빛나는 행사였습니다.


경남 마산에는 우산초등학교라는 작고 이쁜 학교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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