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대안 경남꿈키움중학교

야! 시험끝났다. 시험 뒤풀이 하는 신나는 학교

마산 청보리 2018. 9. 29. 07:00

지난 9월 20일, 경남꿈키움중학교에서도 1차 고사를 치뤘습니다. 자유학기제 등으로 시험을 조절하는 과목들이 많아 제 기억으로는 2~3과목 정도 시험을 쳤습니다. 하지만 경남꿈중 학생회는 그냥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경남꿈중 학생들에게는 특별한 전통(?)이 있습니다. 언제부터 생긴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시험 치룬 날에는 시험뒤풀이를 합니다. 먹고 마시는 것이 아니라 반별로, 팀별로 작은 운동회를 합니다. 상품이 어마어마합니다. 반 전체 아이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이 지급됩니다. 해서 아이들의 참여도도 좋습니다.^^. 시험뒤풀이는 100% 학생회에서 준비하고 샘들은 구경하거나 도와달라고 하면 도와주는 수준입니다. 이 날 뒤풀이에는 샘들을 위한 종목, 의자 릴레이가 준비되어 있었으나 경기의 시간이 지체되며, 샘들도 일들이 있어 의자 릴레이는 하지 못했습니다. 다음 시험 뒤풀이때에 시간이 확보되면 저도 꼭!!! 선수로 출전하고 싶습니다.^^

3시부터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하는 데 3시쯤 강당에 가보니 학생회 일꾼 아이들과 3학년 언니, 오빠들이 뒤풀이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되자 학교 구석구석에 있던 아이들이 스물스물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학생회장의 진행으로 반별 인원체크부터 시작했습니다. 시험 뒤풀이는 자유 참여가 기본이지만 학생회에서는 가능하면 모두 참여하기를 원하고, 다행스럽게 아이들도 모두 참여라고 인식하는 것 같았습니다. 일이 있어 집에 간 애들빼고는 정말 모두 참여했더군요. 여기서 잠깐!!! 만약 이 행사를 샘들이 준비해서 진행했다면 아이들의 참여가 이정도였을까요??? 답 내리기 어렵습니다.^^

선, 후배들이(사실 꿈중에서는 선배, 후배라고 안 부릅니다. 형, 누나, 언니, 오빠라고 부르지요.) 같이 사진도 찍고,^^

첫번째 종목, 그 유명한 '무뽑기' 입니다. 반별 대표들이 순서를 정하기 위해 가위바위보 하는 장면입니다.

시작!!! 무뽑기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인원수가 적은 반 기준으로 선수 인원을 정해서 수비와 공격을 하는 게임입니다. 수비하는 반 애들이 먼저 매트에 들어가 몸을 단단히 결박(?)하면 공격팀들이 들어와 최대한 빠른 시간에 아이들을 매트 밖으로 꺼집어 내는, 무우를 뽑듯이 친구들을 뽑아내는 경기입니다. 빨리 뽑아내는 반이 이기는 경기입니다. 1, 2학년들 경기는 정말 귀엽고 재미있습니다.^^

포스가 느껴지시는 가요? 무뽑기를 3년간 한 3학년들은 역시 전략과 전술이 남달랐습니다.^^

무뽑기 후, 꿈중 공식 종목인 '플로워볼' 시합을 했습니다. 반별로 대결했습니다. 반별로 남학생 4명, 여학생 2명 이상으로 선수를 뽑더군요. "그렇게 하면 여학생 많은 팀이 불리한 거 아냐?"고 물었습니다. 아이들 대답은 "아니요. 여학생들이 더 잘하는 애들이 많아요." 실제로 경기를 보니 플로워볼은 남녀의 실력차가 큰 경기 같진 않았습니다. 충분히 비슷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뛰는 선수도, 구경하고 응원하는 친구들도 모두 스릴있었습니다.

이럴수가!!! 아이들이 시험뒤풀이를 하는 동안, 샘들이 간식으로 떡볶이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샘들이 만든 떡볶기를 매점 동아리 '퍼드림' 아이들이 일일이 배달했습니다. 배달만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다 먹었을 때쯤 다시 나타나 빈 그릇까지 수거해 가더군요. 정말 감동, 감동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이 모든 것을 해내었습니다. 서로 '먹었어?' '천천히 먹어.'라고 챙겨주는 모습도 좋았습니다.^^

경기 중 선수들 간 이견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선수들과 심판이 모여 상황을 의논하고 있습니다. 경기장에 샘들은 계시지 않았습니다. 저희들끼리 이야기하고 정리하는 모습도 멋졌습니다.

모든 경기가 끝나고 점수 집계 시간.

웅성웅성!! 모두 모여 점수를 확인합니다.

최종결과!!! 1등 3학년 3반, 2등 2학년 3반, 3등 1학년 2반이었습니다. 반별 대항 경기였는데 신기하게 3학년, 2학년, 1학년 순으로 순위가 정해졌습니다.

학생회에서 준비한 경품을 나누는 모습입니다. 선물을 주는 이도, 받는 이도, 해당 반 친구들도 모두 신나는 하루였습니다. 시험을 몇 과목 치던, 시험 날이면 꿈중 아이들은 무조건 시험 뒤풀이를 합니다. 다른 방법도 많겠지만 몸으로 함께 놀며 선의의 경쟁을 하는 모습이 너무 이뻤습니다. 전 이날 구경하며 사진만 찍었습니다. 학생회, 방송부, 일꾼들, 선수들 모두가 함께 한 훌륭한 경기였습니다. 중학생들이 어리다구요? 감히 말씀드리는 데 왠만한 고등학교에서도 이렇게 하기 힘들 것입니다. 그렇다면 꿈중애들이 특별히 좋은 아이들이라서 가능했을까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선배들이 하던 것 후배들이 보고 배우고, 후배들이 준비하는 것, 선배들이 도와줘서 가능한 일입니다. 행사를 치룰수록 꿈중 학생회는 튼튼해 집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꺼리가 많아지고 학생회를 학교에서도 지지할수록 아이들은 건강히 자랄 수 있습니다.


단지 노는 활동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저는 이날 공동체의 모습을 봤습니다. 같은 팀이 아니라도 응원하고, 친구가 다치면 함께 걱정하고 도와주며,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처럼 챙기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학교는 샘들이 잘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이 문화를 만들어 가는 곳이구나..라는 확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른들은 단지 아이들을 방해만 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잘 자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올해 아직 한번의 시험이 더 남아있습니다. 다음 시험 뒤풀이는 또 어떤 모습으로 진행될 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아! 글을 쓰다보니 제가 한가지 실수를 했군요.


1등, 2등, 3등 반의 상품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박스는 엄청 크던데...대체 저 안에는 뭐가 들어있었을까요? 내일 학교가면 물어봐야 겠습니다. 설마 금송아지가 들었던 것은 아니겠지요?^^


학생회가 튼튼하면 아이들도 튼튼해집니다. 학생자치, 샘들이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내비두면 저절로 가능해 집니다. 샘들의 역할은? 갑갑해도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다림을 지지받고 자란 아이들이 기다릴 줄 아는 어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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