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교육이야기

전학생.

마산 청보리 2014. 1. 25. 17:36

2011.6.01 

 

우리반에 전학생이 왔다.

 

인근 창원시에서 전학온 현이가 그 주인공이다.

 

현이는 좀 특별한 이력이 있는 학생이었다.

 

중학교때까지 축구를 하다가 공부를 시작한 학생이었다.

 

인상은 좋았고 우리반 아이들도 환영했다.

 

서로 자기가 도와줄거라며 손을 들고 난리였다.

 

'선생님 제가 매점 가르켜 줄께예!'

 

'내만 따라온나. 내가 학교 구경시켜줄께!'

 

'아이다. 내만 믿어라.'

 

라는 둥 지앞가림도 못하는 놈들이 난리도 아니었다.

 

현이 어머니께서 다녀가셨고 걱정하시는 눈빛도 난 느낄수가

 

있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오늘.

 

어제 우리반은 간만에 자리배치를 했고 난 아이들 새자리표를

 

만들기 위해 교실에 들어갔다.

 

'자 누구야. 샘이 자리표를 새로 만들어야 하니 좀 적어서

 

샘한테 주라.'

 

'네 선생님.'

 

그 때 신이가 손을 들었다.

 

'선생님 제가 다 만들었습니더.'

 

'그래? 한번 보자.'

 

'그거 현이한테 줬습니더.'

 

'그래?'

 

현이자리에 가보니 현이가 책상에 꽂아둔 우리반 자리표를

 

내밀었다.

 

'어 이거 왜 현이가 가지고 있노?'

 

신이가 말했다.

 

'네 제가예. 현이 우리반 친구들 이름 빨리 외우라고 줬습니더.'

 

실제로 보니 책상별 아이들 이름과 번호대로 아이들 이름이

 

적혀있었고 친절하게(?) 그 옆에는 별명까지 적혀있었다.

 

'이야..신이가 이런 일도 했냐?'

 

'그거 제가 시킨겁니다!!!'

 

요즘 지각을 하지 않고 학교생활을 참 잘하고 있는 훈이가 말했다.

 

별명을 읽다보니 당사자인 아이는 화를 내는 친구도 있었다.

 

'내가 왜 별명이 그건데!!! 그거 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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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름 걱정을 했었다.

 

너무 장난을 좋아하는 우리반 놈들이 새 친구를 괴롭힐까

 

걱정도 했었다.

 

하지만 이 놈들은 내가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배려를 하고 있었다.

 

좀 부끄러웠고 아이들이 너무 고마웠다.

 

우리반은 현이가 전학온 기념으로 다음주 토요일에 반 단합

 

체육대회를 하기로 했다.

 

아이들은 야호!!! 하며 신나했다. 지금은 종목을 저거끼리

 

정하고 난리다.

 

이런 장난치며 노는것 좋아하고 공부는 지독시리도 않하는

 

천사들과 생활하는 난. 행복한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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