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동네에 독립서점이 있습니다. 당시 취재해서 글을 올렸습니다
저는 매주 독립서점 '산책'에 갑니다. 책도 종종 샀습니다. 독립서점은 재미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우선 다양한 디자인의 책들이 많습니다. 책의 내용도 무궁무진하여 재미있습니다. 욕이 많이 들어간 책도 있지만 책을 쓰신 분이 자신의 생각과 겸험을 자유롭게 엮은 책들을 만난다는 것은 분명 설레는 일입니다. 이번에도 그런 책을 만났습니다.
<캐나다 떠나보니 어때>라는 책입니다. 요니킴님께서 글과 그림을 직접 그린 책입니다. 저자 소개가 간단합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집순이, 머물고 있는 자리가 너무나도 익숙해지면 어디든 떠납니다. 거기서 마주한 낯선 풍경이 다시 익숙해지는 시간들을 좋아합니다." (소개글 중)
프롤로그를 소개합니다.
"저 이제 디자인 일 안 하려고요. 아니 두 번 다시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하는 일 아무것도 안 할 거예요." 2년도 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둔 나의 소감이었다. 좋아하던 일이 하루아침에 꼴도 보기 싫을 만큼 싫어졌고, 동시에 무엇을 해도 더 이상 즐겁지 않은 '무기력'에 걸려버렸다. 그렇게 시작된 방황, 인생의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흘러가는 시간들, 그때 문득, 잊고 있던 꿈 하나가 떠오른다.
'해외에서 혼자 살아보기'
그래서 떠난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거창한 변화를 기대하며 떠났지만 결국엔 일상이 되어버린 캐나다에서의 삶, 하지만 그 평범한 일상 속에서 '나'라는 인간을 제대로 마주보게 된다. 이 책은 캐나다를 담은 일러스트북이면서 나를 관찰한 관찰기록지이다.(프롤로그 중)
평범함이 평범하지 않고, 당연함이 당연하지 않은 현실에서 저자는 캐나다로 떠납니다. 책은 참 귀엽고 예쁩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귀여운 그림과 적당한 대사는 책의 몰입도를 높힙니다. 책을 읽다보면 제가 캐나다에 살고 있단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친절한 책이고 진지한 고민을 나누는 책입니다. 기분좋게 책을 잘 읽었습니다. 자연스레 책을 쓰신 분이 궁금해졌습니다. 출판사에 연락해 요니킴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기억하고 싶어 책을 내다
- 책에 보면 간단한 자기 소개가 나옵니다. 디자인 일을 하셨다는 것, 그리고 2년을 못 채우고 일을 그만두고 캐나다로 떠난 것 정도로요. 혹시 본인 소개를 덧붙여 하신다면?
"캐나다에서 돌아온 지 벌써 1년 반이 넘어가고 있네요. 현재는 요니킴이라는 이름으로 프리랜서 활동을 하고 있고요. 여행을 좋아하는 집순이라는 콘셉트로 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캐릭터디자이너입니다.
캐나다로 떠나기 전의 에피소드를 SNS(인스타그램)에 만화로도 올리고 있습니다. 디자인 일을 그만두고 나서 이쪽 방면 일은 더 이상 하지않겠다며 떠났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조금 다를뿐이지 비슷한 일을 하고있네요."
- 책에 보면 1년 정도 캐나다 생활을 하고, 뉴욕, 멕시코에도 가셨다고 되어 있는데 실제 여행 기간은 어떻는지요?
"캐나다에서 머무는 1년동안에 중간중간 짧은 여행들을 많이 했었는데요. 버스타고 국경을 넘어서 3박 5일로 뉴욕을 다녀오기도 했었고요. 한국 들어오기 바로 직전엔 멕시코에서 1주일을 지내다왔었어요.
제가 머물렀던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두 곳 모두 다 가까운 거리라 부담없이 갔다온 것도 있어요. 한국으로 치자면 서울에서 부산, 서울에서 제주도 가는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물론 거리상으로는 훨씬 더 길지만요."
- 책에는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에 대한 생각이 반반이라고 했는데 귀국은 언제 하셨으며 지금 생각은 어떠신지요?
"2016년 1월 26일에 떠나서 2017년 1월 26일에 귀국했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년을 채우고 왔죠. 지금은 한국에서 막 일러스트레이터의 길로 들어서기 시작한 터라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잘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기에 현재는 딱히 외국에 다시 나가 살고 싶다 이런 생각은 들지 않지만 그래도 외국에서 지내고 있는 친구들과 연락을 주고받는 날이라든지 아니면 그 친구들이 한국에 잠깐 들어와 자신들의 외국생활은 어떠한지 얘기를 듣게 되는 날이면 어김없이 캐나다가 생각납니다.
그리움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날에는 신기하게도 꿈을 꿔요. 제가 아직 캐나다에 있거나 다시 떠나는 꿈이요. 지금은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 한국이 좋긴 한데 사람 마음은 또 언제 변할지 모르는 거니까요."
- 책을 내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처음 캐나다에서 돌아왔을 때까지만해도 책을 낼 계획도 없었고 제가 책을 만들게 될지도 몰랐어요. 시작은 한국으로 돌아와 주변 지인들에게 캐나다에서 있었던 재미난 에피소드들을 들려주면서부터였던 거같아요. 마치 어제 일처럼 그 때의 상황들이 전부 다 생생했거든요. 그런데 기억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잊혀질 텐데 그러면 참 많이 서운할 거같더라구요. 그래서 아직 머릿속에 남아있는 1년동안의 추억들을 마치 그림일기처럼 디테일하게 기록해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 얘기를 들려주고 싶기도 했구요.
돌아온 지 반 년이 넘어갈 즈음에 그제서야 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원래는 러프한 스케치를 담은 얇은 드로잉북을 만들 계획이었는데 준비하다보니까 점차 욕심이 생기면서 여행에세이 겸 일러스트북으로 완성되었네요."
<캐나다에서 자전거 타고 있는 저자 사진>
- 독자분에게 추천하고 싶은 나라, 여행지가 있다면?
"캐나다 서부와 멕시코를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복작복작한 도시여행을 좋아하시는 분들보다는 자연의 웅장함을 보며 힐링하기를 바라시는 분들에게 더 어울리는 여행지에요.
캐나다 서부에는 벤프와 루이스호수가 대표적으로 유명하지만 목적지만큼이나 달리는 차안에서 보이는 바깥 풍경이 장관이에요. 하이패스로 달리는 내내 한폭의 그림같은 록키산맥을 볼 수 있거든요. 그리고 멕시코에는 '세노테'라는 동굴천장이 무너져내려 생긴 샘이 유명한데요. 바다와는 전혀 다른 무척이나 신비로운 장소에요.
제가 물과 별로 친하지 않은 데 멕시코 세노테에서 수영을 하게 된 계기로 물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구명조끼입고 수영하기는 했지만요. 이 두 곳 모두,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아름다운 장소로 유명한 곳이죠. 둘 다 꼭 가보셨으면 좋겠어요."
- 독립출판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매력 있어요. 틀에 박혀 있는 기성출판과는 다르게 책 한 권 한 권마다 작가의 뚜렷한 개성들이 담겨 있거든요. 물론 책의 완성도가 떨어질 수도 있으나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그 매력 때문에 독립출판 마니아 층들도 많은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매력이 넘치는만큼이나 아쉬운 점도 있어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독립출판에 대해서 잘 모르시더라구요. 사실 저도 제가 책을 내고 싶어서 알아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거예요. 가끔씩 제 책을 대형서점에서 찾아보시고는 서점에 없다고 저에게 연락주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독립출판 시장이 점차 커져서 많은 분들이 알게 되셨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 앞으로 출간계획이 있나요?
"머릿속에 하고싶은 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하게 많아요. 또 다른 여행 드로잉북을 만들고 싶기도 하고요. 제 공상세계를 담은 엉뚱한 그림책도 내보고 싶고 공감 에세이집도 내보고 싶기도해요. 다음 책이 언제 나올지는 정확히 저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올해 안에 꼭 내고 싶어요."
- 책의 마지막 부분에 보면 후원자 명단이 있던데.
"제 책의 맨 뒷장을 펼쳐보시면 후원자 명단이 적혀 있는 감사 페이지가 있어요. 텀블벅 사이트를 통해서 후원을 받아 완성시킨 책이거든요. 텀블벅 사이트에 대해서 짧게 설명해드리자면 클라우드 펀딩, 즉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창작자에게 후원을 해주고 마감일까지 일정 목표 금액이 모이면 창작자에게 일정 수수료를 띄고 지급해주는 플랫폼이에요.
클라우드 펀딩(텀블벅)의 좋은 점이 창작자들이 좀 더 쉽게 창작활동을 하고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기회까지 열어준다는 점이죠. 대중들도 다양한 창작품을 어렵지않게 접할 수 있고요. 그래서 제 책도 온전히 저 혼자만의 힘으로 완성시켰다기 보다는 많은 분들이 후원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덕분에 후원금 100퍼센트 달성해서 나올 수 있게 된 책이랍니다.
- 마지막으로 독자분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종종 독자분들의 피드백을 받거나 달아주신 코멘트를 보게 되는데요. 제 그림을 보고 마음이 따뜻해지셨다는 분들과 제 글을 읽고 공감하면서도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는 분들이 있으세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오히려 제가 더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원동력이 된답니다. 앞으로 더 많이 소통하고 발전하는 요니킴이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책을 내는 다양한 방법
<여행지에서 글을 쓰고 있는 저자사진>
많은 분들이 책을 내는 것에 대해 어려워 하시고 힘들게 생각하십니다. 이 책을 내신 요니킴님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책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요니킴님처럼 클라우드 펀딩을 하거나 독립서점의 도움을 받는 방법입니다.
유명한 작가들도 처음부터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유명한 작가들의 책이 아니더라도 충분한 감동과 울림을 줄 수 있습니다. 특별한 분만이 책을 내는 것이 아니라 나눌려는 분들이 책을 더 많이 내면 좋겠습니다.
독립서점에서 만난 특별한 책이 저를 더 풍요롭게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따뜻한 책을 만나 너무 좋았습니다. 이책 덕분에 독립서점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습니다.
대형서점, 인터넷 서점뿐 아니라 더 다양한 곳에서 더 다양한 책을 만날 수 있는 것은 독자 입장에선 행복한 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독서의 기쁨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은 좋은 책입니다.
저자 요니킴님 SNS 주소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yony_house/
블로그 https://yeonii5.blog.me/
그라폴리오 https://www.grafolio.com/yony_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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