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 사는 이야기

아이들의 건강한 경제교육, 이곳에서 시작하십시오.

마산 청보리 2018. 6. 14. 07:00

지난 6월 9일, 내서 삼풍대공원에서 푸른내서알뜰장터가 열렸습니다. 체험, 프리마켓, 먹거리, 칼도 갈아주는 빅 서비스가 있는 재미난 행사였습니다. 예전에도 블로그를 통해 소개했었습니다.

이전에는 소비자 입장에서 참가했다면 이번에는 판매자 입장으로 참여했습니다.

무엇을 팔았느냐!!!

바로 인형입니다.^^ 저의 유일한 취미였던 인형뽑기의 결과! 집에 인형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아내님께서 어명을 내리셨습니다. "인형 정리 하면 좋겠어요."

해서 아이들과 인형을 팔러 나왔습니다.

1개 3,000원 2개 5,000원, 파격할인이었고 같은 값이면 2개를 팔려는 고도의 상술이 숨겨진 전락이었습니다. 허나 요즘 소비자가 현명해졌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2개보다는 1개씩 판매가 많이 되었습니다.

딸아이도 처음엔 부끄럽다고 했으나 막상 판을 펴고 장사가 시작되니 인형 배치도 직접 하며 적극적으로 도와주었습니다.

2시간 팔고 대부분 다 팔았습니다. 11개 남았더군요.^^


장사는 성공했습니다. 저의 장사재능도 발견했습니다. 물건을 잘 파는 재주가 있었습니다. 웃으며 기분좋게 거래를 이어갔습니다. 사는 아이도 좋아했고 저도 기분 좋았습니다. 기억나는 아이가 있습니다. 수줍게 웃으며 인형을 갖고 싶은데 돈이 부족하다고 하더군요.


"아저씨, 인형 얼마예요?"


"응 한개 3,000원이야."


"그렇군요.."


(눈치채고)


"갖고 싶은 인형이 있구나?"


"네..."


"돈이 부족하구나?"


"네..."


"얼마있니?"


"600원요..."


헉!!!


"음...이 인형을 데리고 가서 이름도 붙이고 잘 때 꼭 껴안고 자 줄수 있니? 이 인형은 겁이 많아서 돌봐주지 않으면 외로워 할줄도 몰라."


"네! 정말 꼭 껴안고 잘 꺼고 잘 돌봐줄 수 있어요!"


"음...(고민하는 척) .. 좋아!!! 아저씨가 선물할께. 대신 잘 돌봐줘야한다."


"네!!! 고맙습니다."


미취학 아이로 보였습니다. 600원 내고 인형을 들고 가는 데 행복해 하는 모습이 더 기분 좋았습니다.


사실 제 딸아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3,000원에 파는 데 이 아이가 600원 밖이래. 갖고 싶다는 데 어떻게 할까?"


"600원에 팔아."


"그래도 괜찮아?"


"아빠, 인형 공짜로도 나눠줬잖아. 동생이 갖고 싶다는 데, 나는 600원에 줘도 된다고 생각해."


"그래? 알겠어. 그럼 팔자."


사실 돈 많이 벌려고 갔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인형기부도 많이 했었구요. 이 날 제 값 받은 인형도 있지만 거의 공짜로 나눠준 인형도 많았습니다. 어떻든! 거의 다 팔았습니다.


장사가 끝난 후 딸아이에게 알바비(?)로 10,000원을 줬습니다. 최저임금을 맞춰주려 했으나 도저히 계산이 안 맞더군요.ㅠㅜ.


푸른내서알뜰장터에서 인형만 판 것이 아니라 지인도 만나 인사도 나눴습니다. 함안에 사시지만 내서주민처럼 오신 분도 만났고 작은 도서관으로 만났던 분들, 평소 좋아했던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시장에서 사람들을 만나 안부를 묻는 것도 특별한 재미입니다. 아쉬운 것은 푸른내서주민회 회장님께선 개인적인 일로 오시지 못했다는 것입니다만, 후에 맛있는 것을 사주신다고 하셔서 참습니다.^^


푸른내서알뜰장터는 봄부터 가을까지 매달 둘째 주 토요일 2시부터 4시까지 열립니다. 주 판매자가 아이들이라는 것이 더 흥미롭습니다. 자기들의 물건을 갖고 와서 자리를 펴고 친구들과 흥정을 하며 놉니다. 장이 서는 삼풍대공원도 쾌적하고 아름다운 공간입니다.


아직 안와보신 분들은 아이들과 방문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팔 물건을 조금만 챙겨서 오시면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보니 자기 물건을 판 돈으로 친구들 물건을 바로 사더군요.ㅋㅋㅋㅋ


건강한 경제활동 또한 경험을 통해 자연스레 익힐 수 있습니다. 


나눔의 가치, 재활용의 가치, 함께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푸른내서알뜰장터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이 글은 푸른내서알뜰장터 측으로부터 그 어떤 요구나 외압없이 자발적으로 쓴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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