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대안 경남꿈키움중학교

경남꿈키움중학교의 신입생 맞이 주간 2탄!

마산 청보리 2018. 3. 8. 07:00

어제(3월6일) 포스팅에서 경남꿈키움중학교 학생회 아이들이 준비한 신입생 맞이 주간에 대해 소개드렸습니다. 오늘은 그 이튿날 이야기 입니다.

3월 7일(수요일) 활동입니다. 사실 이 날 제가 오후 출장을 가는 바람에 끝까지 함께하지는 못했습니다. 단체피구는 아이들과 함께 했고 줄넘기, 풍선 터트리기는 올해 저희학교에 새로 오신 정다희 상담샘께서 찍어주셨습니다.^^

점심식사 후 강당이 시끄러웠습니다. 가보니 팀대항 단체 피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제 팀을 10개로 나누었고 그 팀을 다시 5개팀씩 나눠서 피구를 하고 있더군요.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심판도 없습니다. 헐...ㅋㅋㅋㅋ

학생회장이 마이크로 진행을 했습니다.

"공에 맞으면 스스로 알아서 나가주세요. 괜히 싸움꺼리 만들지 말기를 바랍니다."

안내방송을 몇 번 하더군요. 그래도 신기했던 것은 아이들이 빠지지 않고 열심히 게임에 임했다는 사실입니다.


샘들이 안 계셔도 말이지요. 저는 단지 사진찍고 영상촬영만 했습니다.^^

처음에 공 한개로 시작했는데 공이 하나니 게임 진행속도가 느렸습니다. 해서 제가 공 하나를 더 줬습니다. 공 두개로 피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정신없고, 더 재미있었습니다.^^

매너있게 여학생한테는 천천히, 남학생한테는 혼신의 힘을 다해 던지더군요. 휙~~!!!


최후의 1인 한테는 선물을 준다고 했는데 아쉽게도 저는 출장 가느라 최후의 1인이 누군지 모릅니다. 내일 학교 가자마자 찾아야합니다.^^

단체 줄넘기를 한 모양입니다. 팀별 인원이 10명내외였는데 괜찮은 협동 경기라고 생각됩니다.


이 날 게임을 진행하기전 학생회 아이들이 말했습니다.

"오늘 경기는 승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팀별 단합이 중요합니다. 치열한 경쟁의식보다는 하나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의 말이었습니다. 감동적이지 않나요?^^

팀별로 앉아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샘들은 계속 왔다 갔다 하셨지만 아이들 행사에 관여하지는 않습니다. 솔직히 샘들이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 선배들이 진행하니 아이들 참여도, 집중도가 더 높은 것 같기도 했습니다.

풍선 터트리기, 이거 재밌지요. 일일이 불어서 다리에 묶은 것 같습니다.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3학년들은 저렇게 구석에 모여 있더군요. 피구할 때도 제일 뒤에 숨어서.ㅋㅋㅋㅋ. 전형적인 병장 말호봉의 작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꿈키움 남학생들은 군대가면 정말 적응 잘 할 것 같은 느낌아닌 느낌이 들었습니다. 단! 입대하자마자 병장을 달아야 합니다.


내일(목) 오후가 아마 학생회에서 준비한 신입생 맞이 활동 마지막 날인 것 같습니다. 내일은 학생회에서 1학년들 귀가지도도 한다고 합니다. 학교가 진주 이반성면에 있고 경남 전역에서 아이들이 오다보니 귀가하는 방법도 가르쳐 줘야 합니다. 사는 동네를 묶어서 선배가 데리고 귀가를 하는 형태입니다. 버스 타는 곳, 버스비, 갈아타는 곳 등을 알려줍니다. 완벽할 순 없지만 아주 괜찮은 방법 같습니다. 선배가 후배 데리고 첫 주 귀가하는 것은 꿈키움의 또 다른 전통입니다.^^


개학 후 저도 계속 바쁩니다. 업무때문에 바쁜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노느라 바쁩니다. 저에게 부탁을 하면 들어주랴, 뭐 사달라고 하면 사다주랴, 방송 해 달라고 하면 해 주랴. 아주 바쁩니다. 


일선학교에서는 학기 초 업무가 상당합니다. 당연히, 우리 학교도 해야할 일이 많습니다. 무슨 계획을 그리 많이 세워야 하고, 결재를 다 받아야 하는지, 무슨 위원회는 또 어찌나 많은지, 일일이 구성해야 하고 결재 받아야 합니다. 당연히 해야할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계획 세우고 결재 받고 보고하는 것 보다 아이들과 친해지는 것이 급합니다. 아이들 이름 외우고 같이 노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업무는 좀 늦어지면 제가 욕들으면 되지만 학기초 아이들에게는 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3월 초 업무를 잘하면 1년이 편한 것이 아니라 3월 초 아이들과, 부모님들과 관계 형성을 잘 해두면 3년이 편합니다. 아니 행복합니다. 


공문이 정말 많이 내려옵니다. 자리 비웠다가 NEIS 접속하면 결재공문이 10개씩 쌓여 있습니다.


불가능한 일인지는 알지만 하소연해 봅니다.


3월 초, 담임과 학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것은 아이들과 관계 맺기가 되어야 합니다. 학교에 무슨 요구가 그리 많고, 보고해야 할 것이 아이들보다 더 중요한가요? 교육청에서, 교육부에서, 각 기관에서 신학기 2주 정도는 공문을 안 내려보내면 안될까요? 학교는 정말 동네북입니다. 오만 곳에서 이것해라 저것해라, 이거 교육시켜라, 교육시간 확보해라. 계획 보고해라, 아이들과 잘 만나고 아이들과 친해지는 시간 자체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샘을 아이들에게 돌려주려면 공문을 보내지 않으시면 됩니다. 학교에 이래라 저래라 시키고 결과 보고하라고 하지 말고,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여유를 주십시오. 사건 하나 터지면 관련 교육시키라고 오만 공문이 내려옵니다. 아이들이 몰라서 사고가 터진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어른들은 범죄 사실을 몰라서 매일 범죄가 일어날까요? 알고 모르고의 차이보다 더 근원적인 문제는 공동체적 마인드의 부재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귀하고 상대도 귀하다는 공감이 부족하기 때문이지, 알고 모르고의 차이가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친구를 배려하는 공동체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으면 사고가 날리 없습니다. 힘들면 친구들과 해결하고, 샘과 상의하고, 부모님과 대화하는 분위기라면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혼잣말이었습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너무 갑갑해서 읊조렸습니다.


그나마 우리학교는 신입생 맞이 주간이라도 있어서 아이들과 만나고 함께 할 시간이 있습니다. 일반학교에서는 입학식 후 바로 수업을 합니다.


아이들을 위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정해진 교육과정을 정해진 시간에 모두 하는 것이 학교의 존재이유인지, 생각해봅니다. 학교 졸업후 교과서 내용 암기를 많이 하고 있는 것이 학교의 존재이유인지 고민해 봅니다.


적어도 저는 학창시절을 돌이켜 보면, 당시 배웠던 지식은 기억이 덜 나고, 당시 친구들과의 유쾌했던 이야기, 재밌었던 이야기, 선생님께 억울하게 맞았던 이야기, 선생님께 거짓말하고 야자빼고 놀았던 이야기가 더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학교를 위해 아이들이 존재하는 것인지, 아이를 위해 학교가 존재하는 것인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확실하다면 방향 설정은 어려워 보이지 않습니다.


이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됩니다. 부모들이 됩니다. 사랑을 받아본 아이가 사랑을 나눌 수 있고 신뢰를 경험한 아이가 상대를 신뢰할 수 있습니다.


교과서 뿐 아니라 아이들이 보고 듣는 모든 것이 교육입니다.


선생 뿐 아니라 모든 어른들이 아이들 교육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입니다. 피구, 단체 줄넘기, 풍선 터트리기 소개하다가 별 말을 다하는 군요. ㅋ.


그냥, 학교에 이렇게 생각하는 이상한 선생도 있구나. 라고 이해해 주십시오.^^;

아무튼!!! 내일 준비물도 아이들이 요구해서 사두었는데 어떤 플레이가 진행될 지 저도 설렙니다. 내일은 가능하면 아이들과 사진 찍으며 함께 놀까 싶습니다. 생각보다 아이들은 샘이 같이 놀면 좋아하거든요.


학생회 아이들이 준비한 신입생 맞이 주간.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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