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 사는 이야기

아내말을 잘 들었더니, 이런 것이 생겼습니다!

마산 청보리 2018. 2. 7. 07:00

"여보, 나 방금 마쳤어. 집 가는 데 시간 좀 걸릴 것 같애. 애들한테 저녁해서 먼저 먹고 있어. 

냉장고에 XX 있으니까, XX챙겨서 XX랑 같이 먹이면 돼"


"응, 조심히 운전해서 와."


아내가 늦게 온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애들 저녁꺼리까지 친절히 알려주며 저녁을 먼저 먹으라고 했습니다. 

솔직히 한쪽 귀로 흘렸습니다. 

흘린 이유는 과한 자신감이지만, 저는 제가 아내님보다 아이들에게 요리를 더 잘 해 먹인다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뭐시라 뭐시라 했는데 다 ~~~ 무시하고, 냉장고를 뒤졌습니다.


마침, 맛있게 익은 김치와 대패 삼겹살이 있었습니다.


"오늘 저녁, 김치찌게 먹을래?"

"네!! 아빠!! 좋아요!!"

"나도나도!!"


그래, 오늘 저녁은 김치찌게야!


냉동실을 열었습니다. 

짜잔!! 이게 뭘까요? 우연히 아는 동생 자취방에 가서 보고 깜놀해서 바로 배웠던 것입니다. 이것은 바로!

손질한 대파! 입니다. 평소 대파는 커서 보관하기가 힘듭니다. 오래 안 먹으면 타 들어가지요. 

그놈은 냉동실에 대파를 먹기 좋게 썰어서 얼려두었더군요. 

'오! 저거 괜찮네!' 


바로 집에 와서 대파 세뿌리를 썰어서 냉동실에 넣어두었지요. 

정말 요긴하더군요. 라면에도 대파를 넣기가 너무 쉬워졌습니다.^^


암튼 신김치, 대패삼겹살, 대파, 두부, 쌈장과 고추장을 준비해서 김치찌게를 끓였습니다.


한끼 먹을 양만 하면 되었기에 육수도 만들지 않고 바로 끓였습니다.


물 끓이고 김치 넣고, 쌈장과 고추장으로 밑간을 했습니다. 

보글보글 끓을 때 대패삼겹살을 넣고, 고기 익었을 때 쯤, 냉동대파와 마지막으로 두부를 넣고 끓였습니다. 

소금과 간장은 단 한 방울도 넣지 않았습니다.

캬!!! 제가 만들었지만 어찌나 맛있던지요.ㅠㅠ.


아이들이 밥을 세그릇씩 먹었습니다. 아이들 입 속으로 음식이 들어가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 큰 행복입니다.^^


"맛있어?"


"아빠가 최고야!!!"


엄지를 치켜세워주는 이 놈들을 보고 있자니 이 놈들 덕분에 내가 힘을 얻는구나. 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아내에게 톡이 왔습니다.


"여보, 과메기 사갈까?"

"좋치!!!"


아내가 과메기를 사 왔습니다.

우압!!!! 아내님이 특별히 치하해 주지는 않았지만 정황상 저의 느낌으로는

아이들 저녁 잘 먹였다고, 대견하다며 사온 것 같았습니다. 

어찌나 맛있던지요.ㅠㅠ

아내와 둘이서 맛있다며, 두 팩을 거의 다 먹었습니다. 간만에 부부가 얼굴 붉히지 않고 맛있게 나눠 먹었습니다.^^

언젠가 '맛있는 녀석들'에서 김준현씨가 과메기에 소금만 뿌려 먹더군요. 궁금해서 먹어봤는데, 우와!!! 정말 맛있었습니다.


비린내도 나지 않고 정말 꼬소하며 쫀득쫀득한 식감이 그냥 느껴졌습니다. 소금이 과메기의 비린내를 잡아주는 것 같았습니다.


아내의 말을 잘 들었더니 과메기가 생겼습니다.


사실 얼마전 부터 과메기 노래를 부르긴 했습니다.


그것을 잊지 않고 기억해줘서 사다준 아내님이 참 고마왔습니다.^^


우리 부부를 부러워 하시는 분들이 계시던데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이렇게 사이좋은 날 별로 안됩니다.ㅋㅋㅋㅋㅋㅋ


다시금 느낀 진리!!!


아내가 시키는 대로 잘 하면 없던 과메기가 생긴다!


또 하나의 삶의 진리를 배웠습니다.


기록을 위해 포스팅합니다.


오늘 저녁, 맛있는 과메기 한 그릇 하시는 건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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