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청보리' 사는 이야기

전업주부의 하루, 그것이 궁금하다.

마산 청보리 2017. 10. 11. 07:00

긴 추석 연휴가 끝이 났습니다. 어제 밤 자려는 데, 아내와 딸아이가 출근과 등교때문에 힘겨워 하더군요. 충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아무튼 시간은 흘렸고, 10월 10일 아침은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아내는 일찍 일어나 출근을 준비하고 있었고 아이들은 여전히 꿈나라였습니다. 저는 차분히 아침밥을 준비했지요. 특별한 반찬은 없었습니다. 계란 후라이를 준비했습니다.


아내와 딸아이는 밥먹고 집을 먼저 나섰습니다. 꼬맹이는 한참 더 자다가 8시 40분쯤 울면서 깨었지요.

"엄마 옆으로 갈래!"...

 하지만 제가 장난을 치니 곧 웃으면서 응대했습니다. 둘이서 한참을 놀았습니다. 저는 아이와 맘껏 노는 이때가 너무 좋습니다.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어서 등교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거든요. 이렇게 둘이 신나게 논 후 아침을 먹이고 9시 20분쯤 어린이집으로 갔습니다.


아이를 잘 데려주고 전 본격적인 집안일을 시작했지요.


우선 첫번째, 딸아이가 '보리'출판사에서 매달 나오는 어린이 잡지인 '개똥이네 놀이터'를 받아봅니다. 참 괜찮은 책입니다. 개똥이네 놀이터에서는 매달 아이들이 직접그린 그림을 표지 그림을 채택합니다. 딸아이도 표지 그림에 채택되고 싶다는 꿈을 안고 벌써 4~5달째 도전 중입니다. 그림이  이번 주 금요일까지 도착을 해야 하기에 등기로 보내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등기로 보낸 후 집에 와서 식탁 치우고, 간단히 집안 정리 후 빨래를 널었습니다. 그 후 따뜻한, 여유의 차 한잔.

커피잔 셋트는 이번 추석 때 처제가 선물한 것입니다. 제가 전업주부 놀이(?)를 한다는 것을 알고 전업주부의 마침표는 우아한 차 한잔이라며 선물해 주더군요. 사실 저는 담배를 끊으며 커피도 같이 끊었지만 커피잔이 너무 이뻐 오전, 오후 한잔씩 커피를 마시게 되었습니다.^^


커피를 마신 후 마산으로 나갔습니다. 이유는 두가지,

첫번째는 제 자전거를 손 보기 위함이고

두번째는 제습기가 고장난 것 같아 A/S받기 위함이었습니다.


자전거는 자주 가는 마산 최고의 MTB자전거 전문점인 익스트림 자전거에 갔습니다. 예전에 이곳에 관한 글도 포스팅했었습니다.


마산 최고의 MTB자전거 전문점, 익스트림 자전거


역시나 친절하신 사장님, 저의 자전거 상황을 정확히 봐 주시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손질까지..ㅠㅠ..너무 감사했습니다. 이제 제습기를 수리하러 가야 했습니다. 출발!

다행히 위닉스 제습기 서비스 센터가 양덕동에 있었습니다. 자전거방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 

깔끔했습니다.

이곳은 A/S 센터이며 동시에 완제품을 판매하는 곳이었습니다.

오 마이 갓. 이 곳 사장님도 어찌나 친절하시던지..ㅠㅠ.


제습기도 수리를 잘 받고 집으로 귀가했습니다. 제습기가 고장나면 안되니 꼭꼭! 싸메서 집으로 향했습니다.

12시 30분 쯤 집에 도착했는데, 이럴수가!


아내가 집에 있었습니다. 일이 있어서 집에 잠시 들렸다고 하더군요. 저도 자전거와 제습기를 집에 갖다 두고 빨래를 널었습니다. 긴 시간 오래 있진 못했습니다. 아내는 저녁에 약속이 있다며 아이들 저녁꺼리를 꺼내두었습니다. 저는 뭔가 안좋은 일이 있는지 물어보니, 다행히 별 일은 없다고 하더군요.


아내는 곧 회사로 돌아갔고 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아내는 또 다른 집안 일을 했더군요. 제가 생각치도 못했던...


저는 지금 육아휴직 중이라고 쉽지 않다며 주위분들에게 앙탈을 부리고 있지만 아내는 일을 하면서도 집안 일에 대해 완전히 신경을 거두진 못했습니다. 물론 저의 부족함이 첫번째 이유겠지만 엄마로서의 삶이, 아내로서의 삶이 절대로 가볍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아내의 출근 후 저는 남은 집안을 정리했습니다. 


제가 아무리 열심히 집안 일을 한다고 해도, 전업주부를 흉내낸다고 해도, 프로 주부들에게는 발꿈치도 따라가지 못합니다. 그 분들이 계시기에 가족이 건강히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바깥일 하시는 분들이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족은 모두가 각자의 일을 해내기에, 부족한 점을 서로 메우기에, 든든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빨래 개로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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